하나. 된장이란
된장은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 장을 담가 간장을 떠낸 후에 남은 건더기로 만든 것으로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발효 식품입니다.
된장은 쌀과 채소 위주로 단백질이 부족하기 쉬운 우리 전통 식생활에 주된 단백질 공급원으로 오랜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예부터 재래식 방법으로 된장을 만들어 먹었는데, 소금물에 메주를 담가 40~60일 뒤 숙성이 되면 메주를 건져내 국물은 간장으로 만들고, 남은 건더기는 다른 항아리에 넣고 소금을 뿌려 된장을 만듭니다.
이때 들어가는 재료, 숙성 시간, 숙성 방법에 따라 된장의 종류는 다양해집니다.
최근에 우리가 먹는 개량식 된장은 쌀이나 보리에 누룩이나 곰팡이를 접종 하여 배양한 다음 삶은 콩에 넣고 소금을 넣어 숙성시킨 것으로 재래식 된장에 비해 맛과 영양이 우수합니다.
둘. 된장의 어원
'된'은 '반죽이나 밥 따위가 물기가 적어 빡빡하다'란 뜻으로 '된장'은 간장과 비교해 수분이 적어 점도가 높은 장을 뜻합니다.
문헌상으로 17세기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 '된장'으로 표기된 기록이 있으나 이것이 어떠한 형태의 장인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합니다.
19세기 중반의 "규합총서"와 "국한회어" 등에 된장이 '된쟝','된장' 등으로 표기된 것으로 보아 이때부터 한글 표준어 '된장'이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셋. 바른 된장이 만들어지기까지
일단 맛있는 된장을 담그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좋은 국산콩을 얼마만큼 잘 삶아내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직접 정성으로 키워낸 국산 콩을 맑은 천연암반수로 씻고, 옛 가마솥에 직접 장작불을 때워 푹 삶습니다.
콩이 눌어붙어 타면 안 되기 때문에 쉬지 않고 저어주어야 하죠.
콩을 정성스레 삶고 나면 네모반듯하게 모양을 잡습니다.
이때 너무 세게 눌러도, 너무 살살 눌러도 안되기 때문에 그 손맛이 더 특별합니다.
그리고 습도와 온도를 맞춘 뜨끈한 황토방에 넣습니다.
발효된 메주는 선반에 깨끗한 짚을 깔고 바람이 드나들도록 놓아 말립니다.
숯에 꿀을 몇 방울 떨어뜨리고 연기를 피워서 커다란 옛날 장독을 소독합니다.
그 장독에 메주를 차곡차곡 담고서 소금물을 붓는데, 소금물은 지하 암반수에 3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을 녹인 것이 좋습니다.
소금물을 하루 재워 두었다가 가는 체에 걸러 장독에 붓습니다.
동동 뜨는 메주는 깨끗한 대나무로 눌러줍니다.
마지막으로 살균과 방부제 효과를 내주는 붉은 고추와, 살균뿐만 아니라 미생물이 자리 잡게 된장의 발효를 도우며 잡내를 빨아들이는 숯과 고소한 깨소금을 동동 띄워 마무리합니다.
이것을 6개월 숙성시키면 알알이 알갱이가 살아있는 맛있는 옛날 된장이 완성됩니다.
넷. 된장의 영양
된장은 영양이 우수한 식품으로 단백질 함량이 높습니다.
제조과정 중 콩 단백질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새로운 성분으로 합성되면서 약 20종의 아미노산이 생성되어 아미노산의 구성도 좋고 소화와 흡수도 잘 되는 편이죠.
특히 된장에는 쌀이나 보리에서 결핍되기 쉬운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lysine)이 많이 들어있어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생활에 균형을 잡아주는 식품입니다.
된장에 들어있는 단백질 성분 중 필수아미노산의 하나인 메티오닌(methionine)은 양은 많지 않지만, 체내의 유해물질을 제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간에서 지방을 제거하고 유해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작용을 합니다.
된장에 들어있는 지방은 대부분 불포화지방산 형태로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습니다.
그 중 리놀레산(linoleic acid)은 콜레스테롤이 체내에 쌓이는 것을 방지하고 혈액의 흐름을 원활히 하는 역할을 하여 심혈관 질환 예방에 좋지요.
이 외에도 비타민 B₁, B₂, C, E, 니아신(niacin) 등이 미량 들어있습니다.
또 된장의 숙성 과정에서 콩에는 없었던 새로운 성분이 생겨나거나 강화되는데, 발효균인 고초균(Bacillus subtillis)이 삶은 콩을 분해하여 생성하는 서브틸린(subtilin)이라는 물질이 암세포를 파괴하며, 콜레라와 같은 병원성 미생물에 대해 항균작용을 하여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전통 발효 식품 중에 된장이 항암효과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항암효과는 삶은 콩보다는 생 콩이 우수하고, 생 콩 보다는 된장이 더 우수합니다.
또한 된장의 종류에 따라서는 재래식 된장, 개량식 된장, 청국장, 일본 된장 순으로 항암효과가 높습니다.
다섯. 된장의 바른 재료
* 메주
가을 햇콩이 날 때 좋은 콩을 골라 메주를 만듭니다.
메주용 콩은 알이 굵고 고르며 윤기가 흐르는 것이 좋고, 너무 마르거나 냄새가 나는 것은 오래된 것이니 피해야 합니다.
메주를 쑤기 전에 벌레 먹거나 썩은 콩을 골라내고 삶아 찧어서 일정 크기의 덩어리 형태로 만듭니다.
* 소금
된장은 정제염보다는 천일염으로 담그는 것이 좋습니다.
천일염은 칼슘, 마그네슘, 칼륨, 망간, 철분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죠.
또 소금을 자루에 넣고 막대기를 받쳐 간수를 빠지게 하여 쓰는 것이 좋습니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남풍을 피한 창고에 소금을 수개월 저장하여 간수를 흘러내려 없앤 것을 이용하여 된장을 담갔습니다.
* 물
물은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이 좋고, 수돗물은 2~3일 정도 두어 소독약 냄새가 없어진 후에 쓰는 것이 좋습니다.
과거에는 동지가 지난 후에 내린 눈을 항아리에 받아서 녹인 '납설수(臘雪水)'로 장을 담그면 구더기가 생기지 않는다고 하여 이 물로 장을 담갔다고 합니다.
여섯.된장의 효능
* 소화 기능
소화력이 뛰어난 된장은 다른 음식과 먹을 때 잘 체하지 않으며, 체했을 때 된장을 묽게 풀어 따듯하게 마시면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비만 예방, 다이어트나 변비에도 효과적입니다.
* 해독작용
재래식 된장은 유해균이나 담배의 발암물질을 제거하고 독소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간 기능 회복과 해독에도 효과가 있으며 혈관의 콜레스테롤을 제거하여 탄력을 줍니다.
* 항암효과
발효식품 중에서도 된장은 항암효과가 좋습니다.
몸속의 암세포 성장을 막아주며 고열에도 효과는 파괴되지 않습니다.
* 영양소
재래식 된장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바실러스균은 암 예방과 동맥경화 예방에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된장에는 몸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고루 함유되어 있어 균형 잡힌 식생활에 도움이 됩니다.
* 노화 예방과 치매 예방
된장의 숙성과정에서 항산화 기능이 증가하여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되고, 유리리놀산이라는 성분은 색소의 합성을 막아주어 피부 및 주근깨와 기미를 없애 줍니다.
된장의 리놀렌산은 피부병과 혈관질환을 예방하며, 레시틴성분은 뇌 기능 향상에 도움을 주어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일곱. 된장의 종류
* 막된장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숙성시킨 후 간장을 빼고 난 부산물을 막된장이라 합니다.
* 토장
막된장에 메줏가루와 소금물을 섞거나, 막된장을 넣지 않고 메줏가루에 소금물만을 넣고 담가 2~3개월 숙성시킨 된장으로 일반적으로 간장을 뜨지 않은 된장을 토장이라 합니다.
* 막장
막장은 장을 담근 지 15일 정도 지나면 먹을 수 있는 속성 장으로 메주를 빠개어 가루로 만들어 담갔다고 하여 지역에 따라 '빠개장' 또는 '가루장'이라고도 부릅니다.
(증보산림경제, 1766)에는 별미장인 '담수장'에 대한 기록('가을에서 겨울 사이에 만든 메주를 초봄에 부숴서 햇볕에 6~7일 숙성시켰다가 채소와 함께 먹으면 맛이 새롭다')이 있는데 이것이 막장의 원형인 것으로 보입니다.
* 청태장
마르지 않은 생 콩을 시루에 쪄서 떡 모양으로 빚은 뒤, 균주가 붙어서 잘 분해되도록 콩잎을 덮어서 띄운 장입니다.
청대콩으로 만든 메주를 더운 곳에서 띄우고 여기에 햇고추를 섞어 만듭니다.
* 두부장
사찰에서 많이 만들어 먹던 장으로 '뚜부장'이라고도 합니다.
물기를 제거한 두부를 으깨어 소금간을 세게 하여 항아리에 넣어 두었다가, 참깨, 참기름, 고춧가루로 양념하여 베자루에 담아 다시 한번 묻어 두었다가 한 달 후에 노란 빛이 나면 먹습니다.
* 지레장
메주를 빻아 김칫국물을 넣어 익힌 장으로, 장을 쪄서 반찬으로 먹습니다.
'지름장' 또는 '지레장'이라고 합니다.
* 비지장
콩비지로 만든 장입니다.
쉽게 쉬기 때문에 더운 날에는 만들어 먹지 못합니다.
* 팥장
삶은 팥과 콩을 섞어 담근 장입니다.
* 쌈장
된장에 고추장, 파, 마늘, 참기름, 깨소금 등의 갖은양념을 적당량 섞어 만든 가공 된장으로 채소로 쌈을 쌀 때 많이 먹습니다.
쌈장을 만들 때는 고추장과 된장을 동량 또는 2:1의 비율로 섞거나 기호에 따라 첨가하는 비율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 청국장
물에 불린 콩을 갈색이 나도록 푹 삶은 후에 소금을 넣지 않고 시루에 통째로 담아 짚을 깝니다.
40~50℃의 더운 곳에서 2~3일 정도 발효시킨 뒤에 끈끈한 실이 생기면 절구에 반 정도만 찧어서 소금, 파, 마늘, 고춧가루 등을 섞어 만드는 장입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손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콩을 속성으로 발효시켜 만든 낫토보다는 저장 기간이 길지만, 소금을 적게 넣고 만들었기 때문 에 다른 장에 비해 오랫동안 두고 먹을 수는 없는 단점도 있습니다.
또 청국장은 발효시간이 된장에 비해 매우 짧기 때문에 소화 효소와 우리 몸에 유익한 균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소금을 넣지 않고 발효시켜 과도한 염분 섭취를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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